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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간다는 욕심. 잡담

최근 기분이 좀 저조했던 일이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해도 자꾸 마이너스적인 방향으로 흐르는상황이었는데, 결국 밤에 (다이어트를 잠시 잊고) 남편과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많이 해서 조금 나아졌었다.

그 자리에서 하게 된 이야기중에, 신경쓰이던 것이 내가 하려고 하는 게 너무 많다는 거,

지금 나는 
주부로서 - 집을 적당히 치우고 정원을 조금 관리하고 고양이의 밥과 화장실을 치워준다.
엄마로서 - 따님의 등, 하원을 같이 하고 집에오면 조금 놀아주고, 저녁을 차려주고, 최근에 언어치료를 받으려고 이것저것 센터를 알아보고 다니다가 오늘 치료 일정을 잡고 다음주부터 다니기로 했다.
여자로서 - 다이어트를 위해서 저녁에는 논탄수화물 식사를 하고 있다. 체육관은 나가려고 노력하는데 주 1회도 챙기기가 힘들다. 가끔 마당에서 줄넘기를 한다.
글쟁이로서 - 오랫동안 손을 놓았던 글을 다시 잡고 있는데 진도가 나가질 않는다. 

쭉 적어놓으니 품번이 많은데 욕심만 있고 뭔가 제대로 하고 있는건 따님 일 밖에 없는거 같다. 그것도 잘 하고 있냐고 물어보면 좀 자신이 없다. 다른 사람은 다 열심히 살고 있는 거 같은데, 나는 천성이 게으른 탓인지 그게 참 힘들다. 애 키우면서 블로그에 오밀조밀한 창작품(니트나 글이나 사진, 인형, 비즈나 퀼트 같은)들 만들어 올리고 포스팅하는 엄마들은 얼마나 열심히 살고 있는 걸까 싶기도 하고.

집안일은 뭔가 해도해도 티가 안난다. 안하면 귀신같이 나는데. 애기 생기기 전에는 그냥 방치하고 살기도 했는데 이제는 방치한 상황 자체가 스트레스가 된다. 아이도 잘 키우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봄 내내 병원에 검사에 다니다보니 별로 그런 걱 ㅏㅌ지도 않고, 제대로 하는건 하나도 없는것 같아 답답해지기만 한다.

스탯을 잔뜩 박아놓고 들어오는 경험치가 적으니 성장이 더딜수밖에는 없지만, 그래도 가끔은 뭔가 빠라라밤 빰빠밤~ 하는 레벨 업 축보 정도는 듣고싶은데, 이놈의 삶은 D&D가 아니라 겁스인지 그런 것도 없고.  

살아가는게 불행하지는 않다. 아니, 불행하면 욕심도 나지 않겠지. 살아 나가는데만 급급할테니까.

욕심이다. 살아간다는 욕심, 좀 더 나아지고자 하는 욕심. 좀 더 행복하고 싶은 욕심. 남에게, 아이에게, 남편에게 나 자신에게 칭찬받고 싶은 욕심. 행동이 못 따라가니 힘든 거지.


추가 : 나라에 대한 건 애초에 실망뿐이라 뭐라 말 할 가치도 못 느낀다. 개떡같을 줄은 알았지만 이건 개똥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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